활동사업
보도자료 <기사> 이코노믹리뷰 [노화와 치아건강]“자주 씹어야 치매 안 걸린다”
관리자
2004-12-18 오전 10:47:00
3737
 
 
[노화와 치아건강]“자주 씹어야 치매 안 걸린다” 
 
[이코노믹리뷰 2004-12-17 16:30]  
 
 

장수의 비결은 뭐니 뭐니 해도 잘 먹는 것이다. 필요한 영양소를 골고루 과하지 않게 섭취하는 것이 오래 사는 데 기본이다. 그런데 잘 먹기 위해서 반드시 잘 관리해야 하는 게 있다. 바로 치아다. 치아가 건강하지 못하면 무엇을 먹어도 불편하다. 건강을 위해 반드시 먹어야 할 음식조차도 시리고 아파서 먹기가 겁난다. 또 먹어도 제대로 씹지 못하니 위와 장에도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구강 건강은 장수의 기본 요건에 속한다. 
2003년 서울대 의대가 국내의 대표적인 장수마을의 8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데 따르면 장수노인 10명 중 5명이 자기 치아로 음식을 먹는데 전혀 불편을 느끼지 않았다. 

노인 인구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치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평균 연령이 높아진다는 것은 치아 사용기간도 그만큼 길어졌다는 얘기다. 그런데 치아는 상대적으로 다른 신체 기관에 비해 노화 속도가 빠르다. 오랜 세월 음식물을 씹으면서 자연적 마모가 생기고, 사고 등 인위적인 치아 변형의 기회도 많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 일단 기능적인 문제가 생긴다. 제대로 씹을 수 없는 상황이 닥치는 것이다. 마모가 심해 시린 이가 생기는 것은 병이 생기기 시작한 적신호다. 이가 아파 음식을 선택해 먹을 수 있는 자유가 사라지며, 식욕도 떨어진다. 

치아의 노화가 심화되면 턱을 이용해 돌려 씹는 습관이 자연스럽게 생긴다. 이는 턱관절에 악영향을 미친다. 잇몸도 약해진다. 치아를 잡는 힘이 없어져 젊었을 때 가지런한 이도 삐뚤삐뚤 바뀐다. 치열이 무너지면 씹는 능력이 더욱더 약해진다. 구강 건강 상황이 총체적으로 악화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치아 상태가 이렇게 악화되면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다. 누렇게 변하고, 삐뚤삐뚤해져 더욱 더 나이가 들어 보인다. 특히 같은 연령대임에도 불구하고 더 늙어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치아의 색깔, 형태, 구조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렇게 되면 자신감도 사라지고 미소도 사라진다. 심리적으로 더욱 노화했다는 느낌을 갖게 되며 우울증에 걸리기도 한다. 

노년에 악화된 치아 상태가 주는 악영향은 또 있다. 뇌 활동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치아 상태가 나빠 씹는 행위(저작활동)가 줄어들면, 뇌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턱은 목 뒤의 무수한 뇌 신경기관과 연결돼 있다. 따라서 활발한 저작활동은 뇌에 자극을 준다. 졸릴 때 껌을 씹으면 정신이 살아나는 느낌이 들듯이 저작활동과 뇌 건강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이다. 

김석균 강남 예치과 원장은 “이가 빠져 씹는 활동이 중단되면 치매를 일으킬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 국내외 많은 연구를 통해 사실로 드러났다”며 “너무 질기지 않은 것을 일정하게 자주 씹는 게 치아 건강과 뇌 건강 모두에 좋다”고 말했다. 

노년기 치아 건강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김 원장은 우선 40대 이후 딱딱하고 질긴 음식을 가급적 줄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마른 오징어는 우리나라 음식 중 치아에 가장 나쁘기 때문에 피하거나 불려 먹으라고 조언한다. 얼음을 깨먹는 습관이 있다면 치아에는 치명적이라는 것을 명심하라고 강조한다. 

반면, 너무 부드럽고 끈적끈적하며 달착지근한 음식도 이에는 해롭다. 너무 부드러울 경우 잇몸에 전혀 자극을 주지 않기 때문에 좋지 않다. 한쪽으로만 씹게 되면 반대쪽 이가 망가지는 경우가 많은데 자극하지 않아서다. 달고 끈적끈적한 음식은 잘 닦이지 않아 부패시킬 가능성이 크므로 좋지 않다. 

김 원장에 따르면 치아 건강에 제일 좋은 음식은 역시 채소류다. 섬유질이 잇몸을 자극해서 이를 씻어 주는 역할까지 하기 때문이다. 치아에 너무 강하거나 너무 약하지 않게 적당한 자극을 주는 것이 가장 좋다는 말이다. 몸에 좋은 과일과 채소는 치아 건강에도 좋은 셈이다. 

치아 건강을 지키기 위해 특히 명심해야 할 점은 치아 건강은 본인이 잘 관리하기 힘들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잇몸은 염증이 나고 피가 나도 아프지 않다. 속에서 조직이 크게 파괴되고 상태가 악화돼도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잇몸 조직이 다른 조직과 달라서다. 따라서 자기도 모르게 병을 키우다 결국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치아는 정기적으로 진료 받는 게 필수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김 원장은 “스케일링은 이를 닦는 게 아니라 잇몸과 이 사이에 낀 박테리아를 제거하는 것으로 치아 건강을 위해 필수적”이라며 “1년에 두 번 정도는 반드시 하는 것이 노후에는 특히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일한 기자(ilhan@er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