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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기사> 국민일보 "[노인의 날―치매 35만명 시대] 구호 시스템 미비―갈곳 없는 치매 노인들 "
관리자
2004-12-02 오후 12: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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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날―치매 35만명 시대] 구호 시스템 미비―갈곳 없는 치매 노인들 
기사입력 : 2004.10.01, 18:50 


치매를 앓고 있는 시아버지(78)와 시어머니(69)를 부양하고 있는 윤모(38•경기도 김포시)씨는 최근 사고로 다리가 부러져 시부모를 돌보기 어려워졌다. 

윤씨는 궁리끝에 시부모들을 요양시설에 맡기려고 수소문해 보았지만 시설이용료가 1인당 월 45만원이라는 말을 듣고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윤씨는 “남편이 카센터에서 일해 벌어오는 120여만원의 월급으로는 두분 중 한 명도 시설에 맡길 수 없다”며 “지금은 남편이 나 대신 집에서 시부모들을 돌보고 있다”고 말했다. 

치매에 걸린 노인이 급증하고 있으나 이들 중 상당수가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치매환자를 보호할 수 있는 시설이 크게 부족한 것도 문제지만 정부의 보조가 없는 시설의 경우 이용료가 월 100만∼150만원으로 비싸 서민들은 이용을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기초생활수급자들의 경우 정부시책에 따라 대부분 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서민과 중산층은 당사자와 가족이 모든 이용 비용을 떠맡아야 하는 실정이다.

한국치매가족협회 관계자는 “일부 유료 전문요양시설의 경우 1억원에 가까운 보증금과 월 200만∼300만원의 이용료를 지불해야 하는 곳도 있다”며 “사정이 이렇다보니 대부분 서민가정에서는 환자들을 집 안에 가둬놓는 등 방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치매환자들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도 문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치매노인을 위한 복지시설 건립을 추진중이지만 주민들이 이를 ‘혐오시설’로 여겨 반대하고 있는 것. 지난 7월에는 서울 동작구청이 치매노인을 수용하는 실버센터를 건립하겠다고 밝히자 주민들이 이에 반대하는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갈곳 없는 치매노인들이 결국에는 자신의 가족에게서도 버림받게 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 3월 부산에서는 치매를 앓던 어머니(65)를 유원지에 버려 물에 빠져 숨지도록 한 아들(41)이 구속됐다. 지난 6월에는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로 주부 김모(53)씨가 구속되기도 했다.

분당 서울대 병원 김상윤(신경과) 교수는 “치매는 더 이상 한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라며 “이들로 인해 가족들이 사회활동에 지장을 받지 않도록 저렴하고 안전한 보호시설이 더욱 확충돼야 한다”고 말했다. 

권기석기자 keys@kmib.co.kr